2008년 12월 05일
사랑 (A Love , 2007)

곽경택 감독의 영화는 짙은 수컷 냄새가 난다. 사실 2006년의 한국 영화계는 수컷의 몰락을 그려냈다. 스파르타의 전사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영화계의 수컷들은 그야말로 사회 체제 내에서의 모순과 갈등에 얼룩진, 힘 빠진 존재로 한해를 마감했다. 그리고 2007년 수컷의 냄새가 찌든 곽경택 감독의 영화가 개봉했다. 타이틀은 수컷들이 흔쾌히 목숨을 내거는, 어찌보면 그들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담은 단어인 '사랑'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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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 만화에서 가장 마초적인 캐릭터를 뽑으라면 난 주저없이 <공포의 외인구단>의 오혜성을 뽑는다. 유년기에 만난 여성을 평생 사랑하고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건다. 그녀의 말은 성전이며 법이라는 단 한 문장이 모든걸 의미한다. 영화에 등장하는 채인호는 오혜성에 대한 오마주다. 길게 쓸 필요도 없이, 단 하나의 사랑을 지키고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건 한 수컷의 이야기다.
곽경택 감독은 스토리 텔링에 굉장한 강점을 가진 감독이다. 외곬수처럼 보이기까지하는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스토리지만 분명 글 쓰는데는 재주가 있는 감독이다. 차라리 드라마를 제작해보면 어떨까. <친구> 이후로 그의 영화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기승전결이 뚜렷한, 감정 기복이 큰 시나리오만으로는 결코 대중을 사로잡지 못한다는 것이다.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정의할시, 좋은 글에서 나쁜 영화는 나올 수 없다는 말은 옛말이다. 물론 그런 영화는 내 쪽에서는 사양이지만 대중의 구매력이라는 것은 예측하기 쉽지 않으니 참 어려운 시장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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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. 물론 내가 평론가라면 좋은 점수를 주지 않을 것이다. 단순하고 원초적이며 지극히 감성적인, 이런 영화를 보면 피가 뜨거워지는 느낌이다. 나도 분명 단순한 개체이긴 한가보다.
# by | 2008/12/05 00:44 | 영화 | 트랙백 | 덧글(2)



